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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 - 젖꼭지가 10개나 되는 까닭에. 만호 씨는 더듬어 센다. 하나, 둘, 셋, 넷... 얼러리여 10개나 된다. 준비된 것이 10개라면 태어나는 것은 과연 몇이나 되려나. 족발 특식은 오늘까지 이어진다. 달게 뼈다귀를 빠는 꼬맹이 강아지의 아랫배를 더듬어본다. 젖꼭지의 숫자를 헤아려볼 심산이다. 몇 년 전 무지개다리를 건넌 시커먼 개의 어미는 좌우 비대칭으로 모두 7개를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 비슷한 숫자라 짐작했는데 무성한 털 사이로 만져지는 젖꼭지가 무려 10개다. 7개의 젖꼭지를 지닌 어미가 한 번에 낳은 새끼의 숫자는 평균 넷이었다. 그렇다면 그보다 많은 젖꼭지를 지닌 꼬맹이는 한 번에 몇 마리나 낳을 것인가. 족발 덕택이라고 해야 할까, 오늘 본 꼬맹이의 배가 더욱 부풀어 있다. 옆으로 퍼진 것에 더해 아래로 쳐지기까지 한다. ..
취기 - 더 이상 친구하자고 덤비지 않는다. 만호 씨는 마신다. 약속을 지킨다. 꼬맹이 강아지를 위한 족발을 사들고 외딴 집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족발 살코기 대부분은 만호 씨의 입으로 들어간다. 물론 꼬맹이와 시커먼 개에게는 큼지막한 뼈다귀를 하나씩 안겨준다. 하지만 족발이란 음식이 어찌 저 홀로 목구멍을 넘어갈 수 있을 일인가. 만호 씨는 모처럼 소주를 마신다. 소주 한 병을 30분 만에 비운다. 취기보다 열기가 빠르다. 얼굴이 온통 붉다. 만지면 화끈화끈하다. 한겨울이라면 난로를 대체할 수 있을 열기다. 반면 취기는 자리를 찾지 못한다. 설거지에 양치질까지 흔들림 없이 내처 해내는 모양새가 취기는 꿔다놓은 보릿자루마냥 마음 한 귀퉁이에서 눈치를 보고 있는 듯하다. 자판을 두드리는 손가락도 머뭇거리지 않는다. 오타도 드물다. 그저 머릿속에 떠..
죄책감 - 족발을 약속하다. 만호 씨는 느낀다. 죄책감이다. 녀석이 원한 것은 개 주인으로서의 죄책감과 그 감정에 복종하는 행동이다. 그걸 위해 녀석은 만호 씨가 보는 앞에서 토악질을 한 것이다. 꼬맹이 강아지의 배가 점점 부풀어 오른다. 젖꼭지 하나는 가만히 서 있는 상태에서도 보일 정도로 늘어진다. 인간으로 치면 임신 7개월 정도일 것이다. 짐작컨대 11월 초에는 새끼들이 태어날 듯싶다. 그럼에도 꼬맹이의 섭식에 변화는 없다. 만호 씨가 주는 것만 먹을 수밖에 없다. 아마도 그래서 죄책감을 떠올린 것이리라. 오후 작업으로 잔디밭과 집 사이 자갈 경계에 난 풀들을 뽑는다. 잔디밭 예초기 작업에 이어지는 후속 조치다. 꼬맹이와 마주 보며 호미와 가위를 놀린다. 그때 얌전히 앉아 있던 꼬맹이가 갑자기 일어서더니 토악질을 시작한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