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249) 썸네일형 리스트형 재촉 - 미안하다. 오늘은 없다. 만호 씨는 재촉 당한다. 저녁 양치를 마치고 젖은 수건을 세탁기에 넣기 위해 다용도실 문을 연다. 다용도실에는 또 바깥으로 나가는 문이 있다. 그 문 너머에서 들리는 소리가 있다. 울음소리다. 길고양이다. 놈이 만호 씨를 재촉하고 있다. 어제와 그제, 점심과 저녁에 대구 매운탕을 끓여 먹었다. 깔끔하게 국그릇을 비울 수 있는 메뉴가 아닌 탓에 생선뼈와 남은 무, 국물을 길고양이를 위해 내놓았다. 아침과 오후에 확인해보니 싹싹 비워져 있다. 놈은 대구 뼈는 물론이고 무도 좋아하나 보다. 아마 놈은 오늘도 낮부터 기다렸으리라. 네 끼니 연속 먹을 만한 것이 나왔으니 당연히 오늘 낮과 저녁에도 무언가가 자신을 위해 나올 것이라 기대했으리라. 하지만 오늘은 아니다. 점심은 라면으로 때웠고 저녁엔 읍내 오일장에서.. 개집 - 거기가 바로 네 집이다. 만호 씨는 시름 하나를 덜어낸다. 언제 낳아도 이상하지 않을 일이다. 꼬맹이 강아지의 출산이 임박한다. 그런 와중에 걱정이 있었다. 도무지 이 꼬맹이 녀석이 개집 안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지난해 무지개다리를 건넌 떠돌이 백구의 거처였던 이 개집은 꼬맹이가 아무리 많은 숫자의 새끼를 낳아도 수용이 가능할 정도로 대형이다. 보름 전쯤 깨끗하게 물청소를 한 다음 새 이불을 깔아주었음에도 꼬맹이는 좀처럼 개집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잠도 꼭 바깥에서 잤다. 만호 씨는 어떤 식으로든 개집에 익숙해지도록 밥그릇을 개집 안에 넣어주었다. 그럼, 꼬맹이는 일단 개집 안에 들어가 먹기는 하지만 먹고 난 다음 이내 다시 나오곤 했다. 이제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시린데 설마 야외에서 출산을 할 작정이냐고 지청구를 날리.. 군내버스 - 지나친 낭만일까. 만호 씨는 군내버스를 본다. 오차가 크지 않다. 특히 아침 일과는 비가 내리지 않는 이상 거의 오차가 없다. 있어봤자 5분 내외다. 5시 스마트폰 알람에 일어나고 텔레비전을 보면서 훌라후프를 비롯한 아침 운동을 하고 6시 산책에 나선다. 50분 정도 산책을 하고 외딴 집에서 개들의 아침 식사를 챙겨주고 다시 실내로 들어오면 기상캐스터가 날씨를 알려준다. 요 근래 아침 산책 코스에 변화는 없다. 농로가 70%, 바닷가가 30%인 코스다. 바닷가 마지막 방파제에서 아침 마지막 간식을 개들에게 준다. 그런데 오늘은 이상하다. 마지막 방파제 끝에서 낯선 빛을 본다. 마을 초입 버스 정류장에 군내버스가 불빛의 눈을 부라리고 있다. 하루 다섯 차례 운행 중 첫 번째인 이 버스는 보통 7시 전후 종점인 정류장에 .. 이전 1 2 3 4 ··· 417 다음